중년의 사랑, 레비트라로 부부 관계를 다시 세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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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리차랑 작성일25-12-17 02:03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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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사랑, 레비트라로
부부 관계를 다시 세우세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는 부부 관계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부부가 점차 친밀감을 잃어가고, 성생활 또한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남성은 신체적 변화와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발기부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단순한 신체적 문제가 아니라, 부부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성생활의 변화는 필연적인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관리와 해결책을 통해 중년 이후에도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부부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해결책 중 하나가 바로 레비트라입니다. 레비트라는 발기부전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약물로, 중년 남성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부부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년기 남성의 성생활 변화, 발기부전의 원인과 영향, 그리고 레비트라가 제공하는 해결책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중년기와 성생활 변화
1 중년기의 신체적 변화
중년이 되면 남성의 몸에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는 성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호르몬 감소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감소로 인해 성욕이 줄어들고 발기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혈관 건강 저하 나이가 들수록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발기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신진대사 저하 체력이 감소하고 피로가 쉽게 쌓이며, 이는 성적 활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심리적 요인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인도 성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증가 직장과 가정에서의 책임이 늘어나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이는 성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신감 저하 발기부전이 반복되면 성적인 자신감이 낮아지고, 성관계를 피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부 간 소통 부족 성적인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지 않으면 거리감이 생기고, 결국 부부 관계 전반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년기에는 다양한 이유로 성생활이 위축될 수 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2. 발기부전의 원인과 영향
발기부전은 단순한 신체적 문제를 넘어, 부부 관계와 개인의 심리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1 발기부전의 주요 원인
발기부전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혈관 문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발기가 어렵거나 유지가 힘들어집니다.
신경 손상 당뇨병, 전립선 수술 등으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면 성적인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호르몬 이상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성욕과 발기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 우울증, 성적 자신감 부족 등이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발기부전이 미치는 영향
발기부전이 지속되면 남성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 관계적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신감 상실 성생활의 어려움은 남성의 자존감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부부 관계 악화 성생활이 원활하지 않으면 부부 간의 친밀감이 감소하고, 감정적인 거리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삶의 만족도 저하 성적 만족도는 전반적인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성생활의 문제는 삶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며, 레비트라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3. 레비트라중년 남성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
레비트라는 PDE5 억제제 계열의 발기부전 치료제로, 음경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증가시키고 자연스러운 발기를 돕습니다.
1 레비트라의 작용 원리
레비트라는 음경 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성적 자극이 주어질 때 자연스럽게 발기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며, 발기 지속 시간을 연장하여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2 레비트라의 주요 장점
빠른 효과 복용 후 약 3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며, 4~5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지속적인 발기력 유지 성적 자극이 있을 때만 효과를 발휘하여 자연스러운 성생활이 가능합니다.
음식의 영향을 적게 받음 고지방 식사를 한 후에도 효과가 크게 감소하지 않습니다.
부작용이 적음 두통, 홍조 등 경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이며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4. 레비트라로 되찾을 수 있는 것들
레비트라는 단순한 발기부전 치료제가 아니라, 중년 남성이 활력 있는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1 자신감 회복
레비트라를 통해 성생활이 원활해지면 남성의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성적 자신감이 회복되면 일상에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2 부부 관계 개선
성적인 문제는 부부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레비트라를 통해 성생활이 개선되면 부부 간의 친밀감이 높아지고,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3 삶의 질 향상
성생활이 만족스러우면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행복감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중년기의 성생활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레비트라는 발기부전을 효과적으로 치료하여 중년 남성들이 다시 활력 있는 성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성생활은 부부 관계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통해 부부는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도 활기찬 삶을 원한다면, 레비트라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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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
흰색 린넨 천과 기저귀, 일회용 비닐봉지를 산더미처럼 실은 은색 카트가 복도를 가로질렀다. 밤새 어르신들이 배설한 기저귀들이 쏟아져 나오자, 비릿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르는 소독약 향을 뚫고 복도로 번졌다. ‘웅-웅-’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세탁기의 기계음과 요양보호사의 분주한 발소리가 적막했던 복도를 가득 메운다.
지난달 19일 오전 치매 노인들이 요양원 안 침대에 누워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카 사이다릴게임 트를 밀고 도착한 706호. 절반가량 닫혀 있던 미닫이문을 활짝 열자, 4개의 침상 위 허공을 부유하던 8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문 쪽을 향했다. 어떤 눈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졸음이 가득하다. 요양보호사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젖은 기저귀를 갈아치우고 침상에 새 린넨을 끼우는 동안 블라인드가 내려진 창밖이 점차 밝아왔다. 지난달 19일 우리요양원 7층의 아침은 무료릴게임 이렇게 시작됐다.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이 평범한 요양원의 풍경 뒤에는 전국적으로 만연한 ‘약탈’의 비극이 숨겨져 있었다. 본인도 모르는 새 다달이 기초연금을 뺏겨 통장 잔고가 바닥 난 701호 노인, 1년 넘게 요양원비가 체납됐지만 자녀는 면회를 오지 않는 703호 노인, 입소 몇 달 만에 재산의 8할이 증발 게임몰 해 버린 702호 노인….
직원 책상에 놓인 운영일지에는 밤사이 벌어진 치매 노인들의 섬망 증상, 배회 등 특이 사항이 기록돼 있었다.
이들은 전국 5917개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31만 명이 넘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는 치매 환자 중 세 명일 뿐이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요양시설 321곳을 접촉한 결과, 54곳에서 ‘치매머니 사냥’의 신음이 포착됐다. 대도시의 요양병원부터 시골 마을의 작은 요양원까지. 입소 노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족이나 이웃이라는 이름의 사냥꾼에게 재산을 뜯기고 있었다. 재산을 지켜줄 ‘후견인’을 둔 노인이 있다는 요양원은 단 1곳에 불과했 야마토무료게임 다.
취재팀은 이중 치매 노인 43명이 생활하는 우리요양원의 7층 병동에서 24시간을 보내며 이들의 하루를 관찰했다. 특히 자산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세 노인의 삶을 들여다봤다. 허술한 보호 시스템 틈새엔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노인의 재산을 손쉽게 가져갈 수 있는 사각지대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기초연금 뜯기고 ‘잔액 0원’ 701호, 요양원비 최장 연체 703호아들에 전재산 80% 뜯긴 702호… 요양원 7층의 ‘조용한 착취’
치매노인 김연순 씨가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복도를 배회하고 있다.
복도 양쪽으로 8평 남짓한 방이 3개씩 마주 보고 있다. 그 안에는 전동침대에서 하루를 보내는 노인 서너 명이 각각 누워있다. 7층에서 지내는 치매 노인 18명 중 17명은 스스로 거동이 불가능하다. 직원 책상에 운영일지가 클립에 꽂혀 팔락거렸다. ‘야간→주간 전달사항’ 칸에는 밤새 벌어진 전쟁 같은 기록이 적혀 있다. ‘05시까지 안 잠. 섬망 증상’ ‘이불 던지심’… 그 중 눈에 띄는 기록이 보인다. ‘먹을 거 찾아 배회’. 와상 환자 사이에서 유일하게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김연순(가명·84) 씨다.
● 오전 10시, 701호 ‘화려한 빈곤’ 김연순… 행여나 다치면 입원수속도 어려워
복도 끝 10평 남짓한 701호. 연순이 혼자 지내는 사실상의 격리실이다. 밤마다 보행보조기를 끌고 복도를 서성이는 배회 증상과, 자신을 과시하는 조현 증상 때문이다. 문을 열자 연순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백성들이 다 착하고 아름다워.”
연순이 자신의 침대에서 홀로 점심을 먹고 있다. 식탁에는 좋아하는 간식인 카스타드 봉지가 보인다.
그는 요양원에서 ‘대통령’으로 통한다. 겉모습부터 남다르다. 머리에는 분홍색 터번을 두르고 붉은 카네이션 핀을 꽂았다. 호피 무늬 사각 안경은 코끝에 위태롭게 걸려 있고, 왼팔에는 구슬 팔찌 3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내가 명문 사범대를 나와서 영어, 독일어, 일본어를 다 해. ABCDE… 마이 마더, 화더, 브라더.” 쉴 새 없이 쏟아내는 그의 과거는 화려했다. 하지만 요양원 직원 중 누구도 그 말이 사실인지 알지 못한다. 확실한 건, 화려한 치장 뒤 현실의 잔고는 ‘0원’이라는 사실이다.
연순은 5년 전부터 요양원에서 살고 있다. 2020년 8월 단칸방에서 혼자 곰팡이가 핀 음식으로 연명하는 그를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발견했다. 매달 25일 나오는 기초연금 34만 원이 유일한 수입이다. 그러나 연순은 이 돈을 만져본 적이 없다. 연순이 ‘미스터 코리아’라고 부르는 그의 남동생이 2년 전 통장을 가져가 버리고 1년 넘게 연순을 찾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봄, 연순이 간식을 찾자 요양원 측은 그의 체크카드로 1만4000원어치 빵을 결제하려 했다. 그러나 포스기에는 ‘잔액 부족’ 알람이 떴다. 사회복지사가 연순의 올케에게 연락하자 그는 달랑 5만 원만 채워 넣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때 요양원 측이 “어르신에게 급한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연순은 이날 오전 침대에 앉아 천진하게 카스타드 빵 봉지를 만지작거리더니 연달아 2개를 해치웠다. 통장의 돈이 아니라, 정부가 지급한 소비쿠폰으로 사둔 빵이었다.
2년 전 동생이 기초수급 통장을 가져간 뒤로, 연순은 본인 앞으로 나오는 생계급여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비극은 단순한 간식비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텅 빈 통장은 생명과 직결된다. 고령의 치매 노인은 낙상이 잦다. 뼈가 부러져도 본인 통장에 돈이 없으면 입원 수속부터 막힌다. 시청 긴급지원에 의존하거나, 치료를 포기하고 요양원으로 다시 데려와야 한다. 가벼운 골절도 때를 놓치면 패혈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현행법상 가족이 있는 치매 노인의 통장 관리에 공공이 개입하기는 어렵다. 재산을 은행이 대신 맡아주는 신탁 서비스는 문턱이 높다.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보호자는 그 점을 악용해 연금을 가로챈다.
더 큰 문제는 ‘죽음 이후’다. 남동생 부부의 마지막 면회는 지난해 10월. 통장 잔고가 없는 무연고에 가까운 노인이 사망할 경우, 장례를 치를 비용조차 없다. 요양원 측은 연순 앞으로 나온 문화누리카드 잔액 11만 원을 쓰지 않고 남겨뒀다. 훗날 영정사진이라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 오후 2시, 703호 임옥분의 은색 손거울… 기초연금, 아들 집 관리비로 쓰여
임옥분 씨가 요양원 입소 당시 아들이 선물해 준 은색 손거울을 들고 있다.
703호 안쪽 두 번째 침상에 나른한 햇살이 비쳤다. 눈만 끔뻑이며 오전 시간을 보낸 임옥분(가명·85) 씨는 “식사 왔어요”라는 외침에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침대 등받이를 세우고 턱받이를 맸다. 불고기와 계란국이 나왔지만, 몇 숟가락 뜨지 않고 도로 자리에 누웠다.
그는 은색 손거울을 조심스레 들여다봤다. 3년 전 가을 입소할 때 아들이 사준 거울이다. “나도 좀 보자.” 옆 침대 할머니가 손을 뻗자, 옥분은 화들짝 놀라며 거울을 가슴팍에 품었다. 그리고는 거울면이 바닥에 닿도록 조심스럽게 엎어놓았다. 닳을까 겁난다는 듯.
나무 사물함에는 사진 3장이 붙어 있었다. 산악회 빨간 유니폼을 맞춰 입은 50대, 철쭉꽃 앞의 60대, 옥색 정장을 입은 70대. 모두 옥분의 과거다. 옥분은 하루 종일 거울 속의 늙은 자신과 사진 속의 젊은 자신을 번갈아 응시한다.
그런 옥분에게도 사랑하는 아들이 있다. 그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 아들 보고 싶어. 우리 아들 요즘 왜 안 온대?” 그러나 아들이 마지막으로 찾아온 건 1월 말. 옥분의 시간은 그날에 멈춰 있다.
아들은 지난해 여름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그즈음부터 요양원비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연락도 잘 닿지 않았다. 그렇게 지난해 6월부터 옥분의 앞으로 체납된 원비만 602만7000원, 14개월 치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새 요양원의 최장 체납자가 됐다. 4월 체납액이 700만 원을 넘자 요양원 측은 아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자 그는 100만 원만 겨우 갚았다.
지난해 옥분은 기초생활 수급자가 될 기회가 있었다. 수급자가 되면 요양원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옥분 명의의 임대주택이 걸림돌이 됐다. 현재 임대주택에는 아들이 살고 있는데, 옥분이 요양원으로 주소를 옮기면 임대주택을 처분해야 한다고 했다. 가족은 옥분의 수급자 등록을 포기하는 쪽을 택했다. 옥분의 기초연금은 고스란히 그 집의 관리비로 빠져나간다.
지난해부터 옥분의 아들이 요양원비를 밀리기 시작하면서, 옥분 앞으로 6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체납됐다.
요양원장이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 “기초연금은 어르신 본인을 위해 써야 합니다.” 아들의 대답은 당당했다. “생활비로 쓴 거 아니에요. 어머니 명의 아파트 관리비 내는 게 무슨 문제입니까?”
옥분처럼 치매 노인을 빚쟁이로 만들어놓고, 가족이 그 돈을 대신 쓰는 경우는 흔하다. 재산을 지켜주는 후견 제도가 있지만, 옥분처럼 멀쩡한 자녀가 버티고 있는 경우 제3자가 개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옥분은 아들의 집을 지키기 위한 ‘인질’이 되어 요양원 침대에 묶여 있는 셈이다.
● 저녁 7시, 702호 최명자의 ‘증발한 8000만 원’… 요양원비 낸다며 돈 가로채 가
올 초 요양원에 입소한 최명자 씨가 전동침대에 누워 가족사진을 들고 바라보고 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치매 노인들의 불안은 커진다. 일과를 마쳤으니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착각하는 ‘일몰 증후군’이다. 702호 최명자(가명·84) 씨는 문을 등지고 누워 있었다. 올 2월 요양원에 들어온 그의 하루 중 절반을 눈을 감은 채 보낸다. 그럴 때면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베개를 침대 밖으로 던지고 웅크려 있다.
명자가 유일하게 미소 짓는 순간은 가족사진을 꺼내볼 때다. 자녀들과 요양원에 오기 전 안방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 새끼들 다 애미 애비 닮아서 이뻐. 여기는 우리 손주. 잘생겼지?” 이렇게 말하는 그의 눈동자가 한결 또렷했다.
앞선 두 노인과 달리 명자의 가족은 겉보기에 문제가 없다. 큰아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찾아온다. 그냥 오는 법도 없다. 명자가 좋아하는 막걸리를 요양원 몰래 우유병에 담아와 건넨다. “어머니, 한 잔 드세요.” 아들의 목소리에 명자의 눈빛이 소녀처럼 반짝인다. 요양원비도 밀린 적이 없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풍경 이면엔 전 재산의 8할을 빼앗긴 비극이 숨어 있다.
명자는 요양원에 입소할 때만 해도 통장에 1억 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 그러나 8개월 만에 8000만 원이 증발했다. 잔액을 발견한 다른 자녀가 “어머니 재산이 어디 갔느냐”며 따지자 큰아들은 “요양원비를 냈다”고 했다. 그러나 8개월 치 요양원비는 600만 원이었다. 계산이 맞지 않자 형제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그래도 사라진 돈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학대의 증거가 없기에 요양원은 명자 가족의 일에 개입하기 어렵다. 통장 내역은 보호자만 볼 수 있다. 설사 신고해도 경찰이 가족 간의 계좌 이체 내역을 ‘횡령’으로 처벌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족 간 재산 범죄는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의 관습과 맞물려 수사기관조차 개입을 꺼린다.
자녀들은 부모의 돈을 ‘어차피 내가 물려받을 돈’이라고 인식하고, 부모가 살아있는 동안 미리 당겨쓰는 것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가 치매로 의사 결정 능력을 잃는 순간, 부모의 통장은 자녀들의 ‘공용 지갑’이 되어버린다. 요양원 관계자는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치매 노인의 자산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 학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집 앞에 감이 많이 열렸을 건데….” 평생 일군 자산이 요양원에 들어온 지 몇 달 만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 리 없는 명자는 과거를 회상하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다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 치매노인 울타리 없는 요양원… “수급자 통장이라도 공적 관리를”
한밤, 요양원은 침묵에 잠겼다. 복도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불빛만 붉게 깜빡였다. 취재팀이 지켜본 우리요양원의 풍경은 치매 노인 100만 명 중 상당수가 경제권을 잃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연순처럼 가족이 돈만 챙기고 연락을 끊어 ‘현대판 고려장’을 당해도, 옥분처럼 기초연금으로 자녀의 집 관리비를 내도, 명자처럼 멀쩡한 가족이 수천만 원을 몰래 가져가도, 지금의 시스템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요양원비만 제때 입금되면,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만 있으면, 국가는 그 문 뒤에서 벌어지는 약탈을 ‘사적인 영역’이라며 눈감는다.
요양원이 방문객으로 가장 붐볐을 때는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행한 9월이었다. 평소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던 가족들이 “소비쿠폰 선불 카드를 받으러 왔다”며 요양원을 찾았다. 이중 태반은 가족의 얼굴은 보지도 않고 떠났다.
지난달 19일 불이 꺼진 요양원 방 안에 한 치매노인이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요양원에서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한정적이다. 학대 신고를 해도 통장을 압류해서 밀린 요양원비를 갚아주는 절차는 없다. 일각에서는 “입소한 기초생활 수급자의 통장만이라도 공적으로 관리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양 능력이 없다고 판정된 보호자에게통장을 맡기느니, 공공이 대신 관리하며 요양원비 등을 내주자는 얘기다.
다음 날 아침, 취재진이 요양원을 나설 때까지 옥분의 은색 거울은 침대 옆 협탁에 뒤집힌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엎어져 있어 아무것도 비추지 못하는 거울처럼, 우리 사회의 감시망도 홀로 남겨진 이들을 전혀 비추지 못하고 있었다. 닫힌 미닫이문 너머로 거친 숨소리만이 새어 나왔다.
전동침대에 누워 자는 옥분의 옆으로 은색 손거울이 엎어져 있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헌트: 치매 머니 사냥’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히어로콘텐츠’(original.donga.com)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히어로콘텐츠팀>▽팀장: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취재: 전혜진 박경민 최효정 기자▽프로젝트 기획: 김재희 기자▽사진: 박형기 기자▽편집: 하승희 봉주연 기자▽그래픽: 박초희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임선영 인턴QR코드를 스캔하면 치매 노인의 자산을 노리는 ‘사냥’의 실태를 디지털로 구현한 ‘헌트: 치매머니 사냥’(https://original.donga.com/2025/HUNT)으로 연결됩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지난달 19일 오전 치매 노인들이 요양원 안 침대에 누워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카 사이다릴게임 트를 밀고 도착한 706호. 절반가량 닫혀 있던 미닫이문을 활짝 열자, 4개의 침상 위 허공을 부유하던 8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문 쪽을 향했다. 어떤 눈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졸음이 가득하다. 요양보호사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젖은 기저귀를 갈아치우고 침상에 새 린넨을 끼우는 동안 블라인드가 내려진 창밖이 점차 밝아왔다. 지난달 19일 우리요양원 7층의 아침은 무료릴게임 이렇게 시작됐다.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이 평범한 요양원의 풍경 뒤에는 전국적으로 만연한 ‘약탈’의 비극이 숨겨져 있었다. 본인도 모르는 새 다달이 기초연금을 뺏겨 통장 잔고가 바닥 난 701호 노인, 1년 넘게 요양원비가 체납됐지만 자녀는 면회를 오지 않는 703호 노인, 입소 몇 달 만에 재산의 8할이 증발 게임몰 해 버린 702호 노인….
직원 책상에 놓인 운영일지에는 밤사이 벌어진 치매 노인들의 섬망 증상, 배회 등 특이 사항이 기록돼 있었다.
이들은 전국 5917개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31만 명이 넘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는 치매 환자 중 세 명일 뿐이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요양시설 321곳을 접촉한 결과, 54곳에서 ‘치매머니 사냥’의 신음이 포착됐다. 대도시의 요양병원부터 시골 마을의 작은 요양원까지. 입소 노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족이나 이웃이라는 이름의 사냥꾼에게 재산을 뜯기고 있었다. 재산을 지켜줄 ‘후견인’을 둔 노인이 있다는 요양원은 단 1곳에 불과했 야마토무료게임 다.
취재팀은 이중 치매 노인 43명이 생활하는 우리요양원의 7층 병동에서 24시간을 보내며 이들의 하루를 관찰했다. 특히 자산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세 노인의 삶을 들여다봤다. 허술한 보호 시스템 틈새엔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노인의 재산을 손쉽게 가져갈 수 있는 사각지대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기초연금 뜯기고 ‘잔액 0원’ 701호, 요양원비 최장 연체 703호아들에 전재산 80% 뜯긴 702호… 요양원 7층의 ‘조용한 착취’
치매노인 김연순 씨가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복도를 배회하고 있다.
복도 양쪽으로 8평 남짓한 방이 3개씩 마주 보고 있다. 그 안에는 전동침대에서 하루를 보내는 노인 서너 명이 각각 누워있다. 7층에서 지내는 치매 노인 18명 중 17명은 스스로 거동이 불가능하다. 직원 책상에 운영일지가 클립에 꽂혀 팔락거렸다. ‘야간→주간 전달사항’ 칸에는 밤새 벌어진 전쟁 같은 기록이 적혀 있다. ‘05시까지 안 잠. 섬망 증상’ ‘이불 던지심’… 그 중 눈에 띄는 기록이 보인다. ‘먹을 거 찾아 배회’. 와상 환자 사이에서 유일하게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김연순(가명·84) 씨다.
● 오전 10시, 701호 ‘화려한 빈곤’ 김연순… 행여나 다치면 입원수속도 어려워
복도 끝 10평 남짓한 701호. 연순이 혼자 지내는 사실상의 격리실이다. 밤마다 보행보조기를 끌고 복도를 서성이는 배회 증상과, 자신을 과시하는 조현 증상 때문이다. 문을 열자 연순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백성들이 다 착하고 아름다워.”
연순이 자신의 침대에서 홀로 점심을 먹고 있다. 식탁에는 좋아하는 간식인 카스타드 봉지가 보인다.
그는 요양원에서 ‘대통령’으로 통한다. 겉모습부터 남다르다. 머리에는 분홍색 터번을 두르고 붉은 카네이션 핀을 꽂았다. 호피 무늬 사각 안경은 코끝에 위태롭게 걸려 있고, 왼팔에는 구슬 팔찌 3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내가 명문 사범대를 나와서 영어, 독일어, 일본어를 다 해. ABCDE… 마이 마더, 화더, 브라더.” 쉴 새 없이 쏟아내는 그의 과거는 화려했다. 하지만 요양원 직원 중 누구도 그 말이 사실인지 알지 못한다. 확실한 건, 화려한 치장 뒤 현실의 잔고는 ‘0원’이라는 사실이다.
연순은 5년 전부터 요양원에서 살고 있다. 2020년 8월 단칸방에서 혼자 곰팡이가 핀 음식으로 연명하는 그를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발견했다. 매달 25일 나오는 기초연금 34만 원이 유일한 수입이다. 그러나 연순은 이 돈을 만져본 적이 없다. 연순이 ‘미스터 코리아’라고 부르는 그의 남동생이 2년 전 통장을 가져가 버리고 1년 넘게 연순을 찾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봄, 연순이 간식을 찾자 요양원 측은 그의 체크카드로 1만4000원어치 빵을 결제하려 했다. 그러나 포스기에는 ‘잔액 부족’ 알람이 떴다. 사회복지사가 연순의 올케에게 연락하자 그는 달랑 5만 원만 채워 넣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때 요양원 측이 “어르신에게 급한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연순은 이날 오전 침대에 앉아 천진하게 카스타드 빵 봉지를 만지작거리더니 연달아 2개를 해치웠다. 통장의 돈이 아니라, 정부가 지급한 소비쿠폰으로 사둔 빵이었다.
2년 전 동생이 기초수급 통장을 가져간 뒤로, 연순은 본인 앞으로 나오는 생계급여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비극은 단순한 간식비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텅 빈 통장은 생명과 직결된다. 고령의 치매 노인은 낙상이 잦다. 뼈가 부러져도 본인 통장에 돈이 없으면 입원 수속부터 막힌다. 시청 긴급지원에 의존하거나, 치료를 포기하고 요양원으로 다시 데려와야 한다. 가벼운 골절도 때를 놓치면 패혈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현행법상 가족이 있는 치매 노인의 통장 관리에 공공이 개입하기는 어렵다. 재산을 은행이 대신 맡아주는 신탁 서비스는 문턱이 높다.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보호자는 그 점을 악용해 연금을 가로챈다.
더 큰 문제는 ‘죽음 이후’다. 남동생 부부의 마지막 면회는 지난해 10월. 통장 잔고가 없는 무연고에 가까운 노인이 사망할 경우, 장례를 치를 비용조차 없다. 요양원 측은 연순 앞으로 나온 문화누리카드 잔액 11만 원을 쓰지 않고 남겨뒀다. 훗날 영정사진이라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 오후 2시, 703호 임옥분의 은색 손거울… 기초연금, 아들 집 관리비로 쓰여
임옥분 씨가 요양원 입소 당시 아들이 선물해 준 은색 손거울을 들고 있다.
703호 안쪽 두 번째 침상에 나른한 햇살이 비쳤다. 눈만 끔뻑이며 오전 시간을 보낸 임옥분(가명·85) 씨는 “식사 왔어요”라는 외침에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침대 등받이를 세우고 턱받이를 맸다. 불고기와 계란국이 나왔지만, 몇 숟가락 뜨지 않고 도로 자리에 누웠다.
그는 은색 손거울을 조심스레 들여다봤다. 3년 전 가을 입소할 때 아들이 사준 거울이다. “나도 좀 보자.” 옆 침대 할머니가 손을 뻗자, 옥분은 화들짝 놀라며 거울을 가슴팍에 품었다. 그리고는 거울면이 바닥에 닿도록 조심스럽게 엎어놓았다. 닳을까 겁난다는 듯.
나무 사물함에는 사진 3장이 붙어 있었다. 산악회 빨간 유니폼을 맞춰 입은 50대, 철쭉꽃 앞의 60대, 옥색 정장을 입은 70대. 모두 옥분의 과거다. 옥분은 하루 종일 거울 속의 늙은 자신과 사진 속의 젊은 자신을 번갈아 응시한다.
그런 옥분에게도 사랑하는 아들이 있다. 그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 아들 보고 싶어. 우리 아들 요즘 왜 안 온대?” 그러나 아들이 마지막으로 찾아온 건 1월 말. 옥분의 시간은 그날에 멈춰 있다.
아들은 지난해 여름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그즈음부터 요양원비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연락도 잘 닿지 않았다. 그렇게 지난해 6월부터 옥분의 앞으로 체납된 원비만 602만7000원, 14개월 치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새 요양원의 최장 체납자가 됐다. 4월 체납액이 700만 원을 넘자 요양원 측은 아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자 그는 100만 원만 겨우 갚았다.
지난해 옥분은 기초생활 수급자가 될 기회가 있었다. 수급자가 되면 요양원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옥분 명의의 임대주택이 걸림돌이 됐다. 현재 임대주택에는 아들이 살고 있는데, 옥분이 요양원으로 주소를 옮기면 임대주택을 처분해야 한다고 했다. 가족은 옥분의 수급자 등록을 포기하는 쪽을 택했다. 옥분의 기초연금은 고스란히 그 집의 관리비로 빠져나간다.
지난해부터 옥분의 아들이 요양원비를 밀리기 시작하면서, 옥분 앞으로 6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체납됐다.
요양원장이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 “기초연금은 어르신 본인을 위해 써야 합니다.” 아들의 대답은 당당했다. “생활비로 쓴 거 아니에요. 어머니 명의 아파트 관리비 내는 게 무슨 문제입니까?”
옥분처럼 치매 노인을 빚쟁이로 만들어놓고, 가족이 그 돈을 대신 쓰는 경우는 흔하다. 재산을 지켜주는 후견 제도가 있지만, 옥분처럼 멀쩡한 자녀가 버티고 있는 경우 제3자가 개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옥분은 아들의 집을 지키기 위한 ‘인질’이 되어 요양원 침대에 묶여 있는 셈이다.
● 저녁 7시, 702호 최명자의 ‘증발한 8000만 원’… 요양원비 낸다며 돈 가로채 가
올 초 요양원에 입소한 최명자 씨가 전동침대에 누워 가족사진을 들고 바라보고 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치매 노인들의 불안은 커진다. 일과를 마쳤으니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착각하는 ‘일몰 증후군’이다. 702호 최명자(가명·84) 씨는 문을 등지고 누워 있었다. 올 2월 요양원에 들어온 그의 하루 중 절반을 눈을 감은 채 보낸다. 그럴 때면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베개를 침대 밖으로 던지고 웅크려 있다.
명자가 유일하게 미소 짓는 순간은 가족사진을 꺼내볼 때다. 자녀들과 요양원에 오기 전 안방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 새끼들 다 애미 애비 닮아서 이뻐. 여기는 우리 손주. 잘생겼지?” 이렇게 말하는 그의 눈동자가 한결 또렷했다.
앞선 두 노인과 달리 명자의 가족은 겉보기에 문제가 없다. 큰아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찾아온다. 그냥 오는 법도 없다. 명자가 좋아하는 막걸리를 요양원 몰래 우유병에 담아와 건넨다. “어머니, 한 잔 드세요.” 아들의 목소리에 명자의 눈빛이 소녀처럼 반짝인다. 요양원비도 밀린 적이 없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풍경 이면엔 전 재산의 8할을 빼앗긴 비극이 숨어 있다.
명자는 요양원에 입소할 때만 해도 통장에 1억 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 그러나 8개월 만에 8000만 원이 증발했다. 잔액을 발견한 다른 자녀가 “어머니 재산이 어디 갔느냐”며 따지자 큰아들은 “요양원비를 냈다”고 했다. 그러나 8개월 치 요양원비는 600만 원이었다. 계산이 맞지 않자 형제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그래도 사라진 돈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학대의 증거가 없기에 요양원은 명자 가족의 일에 개입하기 어렵다. 통장 내역은 보호자만 볼 수 있다. 설사 신고해도 경찰이 가족 간의 계좌 이체 내역을 ‘횡령’으로 처벌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족 간 재산 범죄는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의 관습과 맞물려 수사기관조차 개입을 꺼린다.
자녀들은 부모의 돈을 ‘어차피 내가 물려받을 돈’이라고 인식하고, 부모가 살아있는 동안 미리 당겨쓰는 것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가 치매로 의사 결정 능력을 잃는 순간, 부모의 통장은 자녀들의 ‘공용 지갑’이 되어버린다. 요양원 관계자는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치매 노인의 자산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 학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집 앞에 감이 많이 열렸을 건데….” 평생 일군 자산이 요양원에 들어온 지 몇 달 만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 리 없는 명자는 과거를 회상하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다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 치매노인 울타리 없는 요양원… “수급자 통장이라도 공적 관리를”
한밤, 요양원은 침묵에 잠겼다. 복도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불빛만 붉게 깜빡였다. 취재팀이 지켜본 우리요양원의 풍경은 치매 노인 100만 명 중 상당수가 경제권을 잃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연순처럼 가족이 돈만 챙기고 연락을 끊어 ‘현대판 고려장’을 당해도, 옥분처럼 기초연금으로 자녀의 집 관리비를 내도, 명자처럼 멀쩡한 가족이 수천만 원을 몰래 가져가도, 지금의 시스템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요양원비만 제때 입금되면,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만 있으면, 국가는 그 문 뒤에서 벌어지는 약탈을 ‘사적인 영역’이라며 눈감는다.
요양원이 방문객으로 가장 붐볐을 때는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행한 9월이었다. 평소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던 가족들이 “소비쿠폰 선불 카드를 받으러 왔다”며 요양원을 찾았다. 이중 태반은 가족의 얼굴은 보지도 않고 떠났다.
지난달 19일 불이 꺼진 요양원 방 안에 한 치매노인이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요양원에서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한정적이다. 학대 신고를 해도 통장을 압류해서 밀린 요양원비를 갚아주는 절차는 없다. 일각에서는 “입소한 기초생활 수급자의 통장만이라도 공적으로 관리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양 능력이 없다고 판정된 보호자에게통장을 맡기느니, 공공이 대신 관리하며 요양원비 등을 내주자는 얘기다.
다음 날 아침, 취재진이 요양원을 나설 때까지 옥분의 은색 거울은 침대 옆 협탁에 뒤집힌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엎어져 있어 아무것도 비추지 못하는 거울처럼, 우리 사회의 감시망도 홀로 남겨진 이들을 전혀 비추지 못하고 있었다. 닫힌 미닫이문 너머로 거친 숨소리만이 새어 나왔다.
전동침대에 누워 자는 옥분의 옆으로 은색 손거울이 엎어져 있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헌트: 치매 머니 사냥’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히어로콘텐츠’(original.donga.com)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히어로콘텐츠팀>▽팀장: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취재: 전혜진 박경민 최효정 기자▽프로젝트 기획: 김재희 기자▽사진: 박형기 기자▽편집: 하승희 봉주연 기자▽그래픽: 박초희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희래 ND▽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임선영 인턴QR코드를 스캔하면 치매 노인의 자산을 노리는 ‘사냥’의 실태를 디지털로 구현한 ‘헌트: 치매머니 사냥’(https://original.donga.com/2025/HUNT)으로 연결됩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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