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파리크라상을 분리해 지주사 체제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오너 3세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부회장과 허희수 비알코리아 사장 승계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SPC그룹이 지주사 체제 구축에 나서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허진수 부회장(왼쪽), 허희수 사장과 SPC삼립 공장 전경. (SPC 제공)



SPC 파리크라상 물적분할 의결

지주사와 신설 사업회사로 바다이야기5만 나뉘어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지난 11월 21일 이사회에서 파리크라상의 물적분할을 의결하고, 12월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파리크라상은 SPC삼립 지분 4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내외 51개 계열사를 거느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맡아왔다.
주총에서 파리크라상 물적분할이 완료되면 투자, 관리 기능을 담 황금성오락실 당하는 존속법인과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라그릴리아 등을 운영하는 신설 사업회사로 나눈다. SPC 측은 “파리크라상 사업 분야가 다양해져 사업 부문을 효율적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물적분할은 지분구조상 지주사 지위에 있는 파리크라상 역할을 사업 부문과 투자·관리 부문으로 나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신천지릴게임 설명했다.
다만 이번 분할을 두고 재계 관측은 다르다. 오너 3세 승계 작업을 위한 사전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비알코리아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이후 분할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주사 체제가 정착되면 사업별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지고 지분 조 바다이야기 정이 쉬워져 형제경영 기반이 한층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허진수 부회장은 SPC그룹 글로벌 사업, 허희수 사장은 국내 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 최고전략책임자(CSO)이자 글로벌사업부(BU)장으로 파리바게뜨 글로벌 사업을 총괄해왔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이후 20여년간 미국, 캐 사이다쿨 나다, 프랑스, 영국, 중국, 싱가포르 등 15개국에 진출해 700개의 글로벌 매장을 열었다. 허 부회장은 지난 7월 출범한 ‘SPC 변화·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아 그룹 쇄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안전경영, 준법경영, 일하기 좋은 일터 구축 등 그룹의 주요 과제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각 사 대표 협의체에 개선 방안을 권고한다.
허희수 사장은 국내 디지털·브랜드 혁신을 총괄한다. 비알코리아 최고비전책임자(CVO)를 맡아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의 혁신과 디지털 전환, 글로벌 브랜드 도입 등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2016년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한국 시장에 들여왔고, 최근엔 미국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 유치에도 나섰다. 치폴레는 미국에만 3300개, 전 세계적으로는 3800개 넘는 매장을 보유했다.
허진수 부회장, 허희수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만큼 형제경영 체제가 이미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허진수 부회장이 제빵을, 허희수 사장이 외식 브랜드 중심으로 승계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물론 변수가 있다. 파리크라상 지분은 허영인 회장 63.3%, 배우자 이미향 씨 3.5%, 허진수 부회장 20.3%, 허희수 사장 12.8% 등 오너 일가가 100% 보유했다.
형제경영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허진수, 허희수 형제가 부친 허영인 회장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단순 증여를 받는다면 최대 60%의 상속·증여세율이 적용된다. 지분 증여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 파리크라상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증여세 부담은 더욱 커진다.
물적분할을 하면 증여세 부담을 줄여 형제들의 지배력 강화가 가능해진다. 만약 분할 이후 존속법인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허진수, 허희수 형제는 자신들이 보유한 SPC삼립 지분을 현물출자해 지주사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유상증자 방식을 활용하면 거액의 현금을 직접 투입하지 않아도 지주사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어 자녀 승계에 유리하다”면서도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귀띔했다.
한편, 신설 사업회사가 상장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 SPC그룹 주요 브랜드를 보유한 사업회사는 상장할 때 탄탄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상속·증여세 재원은 물론이고, 지분 교환이나 현물출자 과정에도 활용할 수 있어 지배력 확보에 유리하다.




SPC 외식 사업 부진 변수

쉐이크쉑 적자, 에그슬럿은 철수
다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형제경영이 안착하려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차남 허희수 사장이 주도해온 외식 사업 성적표는 기대와 달리 부진하다는 평가다.
허희수 사장은 2011년 미국 뉴욕을 직접 찾아가 창업자 대니 메이어를 수년간 설득한 끝에 쉐이크쉑 매장을 한국 시장에 들여왔다.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가나 싶었지만 최근 실적은 침체에 빠졌다. 쉐이크쉑을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 외식법인 빅바이트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1065억원을 기록해 2023년(895억원) 대비 100억원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 19억4000만원, 당기순손실 14억7000만원을 기록해 적자에 허덕였다. 허 부사장이 2020년 들여온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 에그슬럿은 실적 부진에 시달린 끝에 2023년 말 전면 철수했다.
SPC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지만 최근 근로자 사망사고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아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우려도 크다. SPC는 8시간 초과 야간근무를 폐지하고, 기존 12시간 맞교대에서 3조 3교대제로 개편했지만 사망사고 확산을 막지 못했다.
안전사고는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SPC삼립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2% 줄었다. 안전 투자 비용과 원가 부담 상승으로 수익성이 부진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근로자 사망사고와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은 SPC 주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반복되는 중대재해로 투자자 신뢰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PC그룹 안팎이 뒤숭숭한 가운데 지주사 체제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재계 관심이 쏠린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8호 (2025.12.10~1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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