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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군이 지난해 5월 경기도 화성 드림파크에서 열린 U-10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오성식 전도사 제공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마운드 위, 어린 투수가 모자를 벗어 가슴에 품고 고개를 숙였다. 공을 던지기에 앞서 하나님께 기도하기 위해서였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 법한 나이이지만 소년은 주저 없이 신앙을 드러냈다. 이 모습은 최근 SNS에 올라와 3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기도한 주인공은 충북 청주 서원구 리틀야구단 소속 오유진(12)군이다. 아버지 오성식(45) 청주 한길교회(신현식 목사) 전도사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마운드 위 기도는 2년 전인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시작됐다. 또래보다 체격이 작아 힘겨워하던 아들에게 아버지는 성경 속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들려주며 경기 전 기도를 권했다. 오 전도사는 “내성적인 성격의 유진이가 곧바로 행동에 옮길 줄은 몰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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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상대 팀 선수들로부터 “빨리 던져라”는 재촉을 받기도 했지만 오군의 기도는 멈추지 않았다. 오군은 “다치지 않고 팀에 피해를 주지 않게 해 달라고, 또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며 “기도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오군이 가족과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오성식 전도사 제공
오군은 초등학교 3학년이 끝날 무렵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 한화 이글스 원정 경기를 다니며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다. 오군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이 멋있고 행복해 보여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 하는 오 전도사였지만 아들의 뜻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프로선수의 험난한 길과 현실적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아들의 열정을 꺾을 수 없었다.
좋아하는 일을 향한 도전과 경기 전 드리는 어린 아들의 기도는 아버지의 마음마저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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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프로선수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과 걱정에 사로잡혀 있던 생각에서 벗어나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오 전도사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간다면 꼭 프로선수가 아니더라도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선수의 길을 걷는 자녀를 둔 부모들과 마음을 나누고자 올린 영상은 예상치 못한 반향을 일으켰다. “영상을 보고 우리 아이도 기도하기 시작했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신앙이 없는 이들 역시 아이의 진심 어린 모습에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가정에서의 신앙교육 비결을 묻자 오 전도사는 “따로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시합이 끝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성경 말씀을 전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유진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더라도 지금처럼 하나님을 의지하며 신앙과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년 중학교 진학을 앞둔 오군은 프로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실력과 신앙을 겸비한, 마운드 위에서 변함없이 기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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