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주니어 부문 대상 '마시멜로코코아' 팀. 왼쪽부터 서울공진초등학교 정윤 학생, 유석초등학교 윤서하 학생, 서울공항초등학교 정재우 학생/사진=김상희 기자


AI(인공지능) 시대다. 2022년 생성형 AI '챗GPT'가 공개된 이후 AI는 빠르게 우리 삶 속에 들어왔다. 이제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수도, 전기, 인터넷과 같은 하나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비롯해 반도체, 가전, 자동차, 모바일 기기 등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닌 대한민국도 AI 강 알라딘릴게임 국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정부는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3대 AI 강국을 목표로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자, 규제 개선,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재다. AI 시대를 이끌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지 못하면 AI 강국이 되는 일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바다이야기고래올해 4월부터 진행해 최근 수상팀이 선정된 산업통산부 주관 '제23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는 AI 인재에 대한 대한민국의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줬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기술로 무장한 참가자들은 서로의 실력을 뽐냈으며, 특히 미래를 이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퓨처 디자이너' 부문 참가자들은 디지털 네이티브(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 온라인골드몽 에서 자라난 세대) 답게 기발한 제품과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3일 수상작 전시가 진행되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퓨처 디자이너' 부문 대상인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한 초등부의 '마시멜로코코아'팀을 만나 수상 소감과 장래희망을 들어봤다. 이번 대상은 초등부와 중·고등부를 통합해 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상이다. 마시멜로코 릴짱릴게임 코아팀은 서울공진초등학교 정윤 학생, 유석초등학교 윤서하 학생, 서울공항초등학교 정재우 학생이 팀을 이뤘다. 세 친구는 서울 강서구 마곡의 라온LC 레고코딩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지도교사와 함께 대회를 준비했다.




━
뛰어난 케미와 우주전함야마토게임 티키타카…"대화하고 타협하며 문제 해결"

━


'퓨처 디자이너' 부문은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기반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제품) 개발을 주제로 진행됐다.

마시멜로코코아팀의 작품 'T-recycler(티쳐-리사이클러)'는 AI 이미지 분류 기술과 'LEGO 스파이크 프라임'(초등 고학년·중학생을 위한 레고 기반 코딩·로봇 교구)을 결합해 개발한 '체험형 분리수거 교육 서비스'다. 사용자가 보관함에서 쓰레기 중 하나를 골라 기기에 투입하면 카메라가 쓰레기 이미지를 인식해 2개의 AI 모델이 각각 쓰레기의 종류, 오염, 라벨 유무를 분석한다. 분석 결과에 따라 올바른 분리배출 시 컨베이어 장치를 통해 쓰레기를 알맞은 분리 수거함으로 이동시키고 캔디가 리워드(보상)로 주어진다. 반대로 잘못된 분리배출 시에는 태블릿 화면을 통해 잘못의 이유를 피드백하고 재시도를 통해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윤=지속가능이라는 주제에 맞춰 바다, 환경 등 떠오르는 단어들을 각자 생각해 그걸 띄워놓고 무얼 만들까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셋의 의견이 다 달랐는데 각자 여러 기능들을 가져와 합쳐보며 기획을 했어요.저는 코딩 담당으로 전체 프로그래밍의 70% 정도를 맡았는데 보상을 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어요. 특정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저희가 쓰는 도구에서는 그 기능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이것저것 눌러보며 여러 시도를 하던 중 갑자기 작동이 됐어요. '기다리기' 기능으로 원하는 작업을 실행할 수 있었죠. 그때 선생님과 환호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하=작업을 하며 코딩도 어려웠지만 더 힘든 건 조립이었어요. 보상을 진행할 판이 내려가야 하는데 걸리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작업들은 구상 후 하루 이틀에 마무리한 반면 해당 작업은 6개월 가까이 이 방법 저 방법을 시도하다 겨우 완성했습니다.
▶재우=팀원들의 케미(서로 간의 호흡, 단결력 등을 표현하는 신조어)가 좋았어요. 티키타카(축구 용어에서 유래해 서로의 대화가 잘 통하거나 호흡이 잘 맞음을 표현하는 말)가 좋았죠.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아 논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타협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갔어요.



'제23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주니어 부문 결선 결과/그래픽=김지영







━
코딩의 매력은 '성취감'

━


마시멜로코코아 팀원들이 생각하는 코딩의 매력은 '성취감'이다. 많은 이들이 코딩을 공부할 때 고생해서 작성한 코드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거나 애러가 발생하면 좌절하거나 포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극복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을 때의 기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는 게 팀원들의 생각이다.

▶윤=뭔가 제가 딱 하고 싶은 걸 머리에 구상하고 그것만 생각하며 힘들게 코딩을 했는데, 실행을 했을 때 원하는 대로 되면 정말 그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거든요. 대신 이러한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는 참을성이 있어야 해요.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에서 잘 안 풀리는 게 있어도 다시 천천히 해 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급하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처음부터 되돌아보며 해보는 인내도 필요합니다.
▶서하=코딩이 정말 어렵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계속하고 싶었던 이유는 뭔가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면서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되는 게 컸어요. 만든 것을 직접 작동시켜 볼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좋아요. 충분한 시간과 인내심은 꼭 필요합니다. 배우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재우=코딩을 하면 할수록 보람이 느껴져요. 생각한 게 마음대로 될 때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 어려운 코딩이지만 흥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하우라고 하면 애착 노트북을 만드는 거예요. 여러 컴퓨터로 하는 게 아닌 특정 노트북을 애착 노트북으로 지정해 사용하면 마음이 편하고 작업이 더 잘되거든요.




━
파워포인트·타자연습 중심 컴퓨터 수업 벗어나면 코딩 관심 ↑

━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마시멜로코코아 팀원들은 학교에서 좀 더 코딩·컴퓨터와 가까워지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 많은 친구들이 이 분야로의 진로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지금의 코딩 수업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에 몰려있는 경우가 많아요. 컴퓨터가 없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는데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가까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흥미를 잃지 않게, 어렵거나 너무 과하지 않게요.
▶서하=지금은 컴퓨터 수업이 있어도 대부분 파워포인트를 만들거나 타자 연습 하는 정도예요. 그런데 사실 컴퓨터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코딩이거든요. 학교에서 코딩에 대해 쉬운 것, 기초부터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재우=학교에는 코딩 관련 교구가 거의 없어요. 코딩이라고 하면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코딩한 것을 실행시키는 로봇을 만들거나 할 때 교구가 필요하거든요. 현재 코딩 수업이라고 해도 타자 연습이 대부분이고, 실제 코딩은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워요. 교구도 갖춰지고 좀 더 쉽게 접할 책 같은 것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시멜로코코아팀의 작품 'T-recycler(티쳐-리사이클러)'/사진제공=마시멜로코코아






━
관련 공부 지속…샘 알트만·스티브 잡스 실행력·끈기 본받고파

━


요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거나 존경받는 인물들을 꼽으라면 IT 분야 창업자나 기술자들이 많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부터 AI와 함께 급부상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오픈 AI의 샘 알트먼 등이 대표적이다. 마시멜로코코아 팀원들도 꾸준히 관련 공부를 이어가며 이들처럼 의미 있는 업적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윤=국제로봇올림피아드(IROC) 참가를 준비하려고 해요. 그리고 앞으로는 사전에 준비해 출품하는 대회보다는 당일에 주어진 문제를 푸는 그런 대회에 더 나가고 싶어요. 저는 즉석에서 주어진 것을 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대회를 나가면 결과보다 대회의 그 긴장감을 즐기는 편이에요. 공부를 지속하며 장래에는 보안 분야 일을 하고 싶어요. 롤모델로 생각하는 건 오픈 AI의 샘 알트만입니다. AI를 대중화시켰는데 지금처럼 기계와 대화하는 게 당시만 해도 말이 안 되던 일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생각한 것을 바로 만들어버리는 그 실행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본받고 싶습니다.
▶재우=저는 윤이와는 달리 미리 준비하는 것을 더 선호해요. 또 이렇게 셋이서 팀을 꾸려 다음에 다른 대회에 나가보고 싶어요. 저는 스티브 잡스를 좋아해요. 예전에 스티브 잡스 잡스 위인전을 읽었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그쪽으로 향하면서 정말 지독하게 해 낸 사람이더라고요. 그러한 성격을 저도 갖고 싶어요. 저 역시 보안에 관심이 많아 커서는 화이트 해커가 되는 게 꿈입니다.
▶서하=저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프로그래머보다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요. 아나운서처럼 말을 하는 직업이요. 그럼에도 코딩 공부는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아나운서도 코딩이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있으면 훨씬 더 할 수 있는 게 늘어난다고 생각되거든요. 당장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1급 시험 준비하며 공부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기자 admin@119sh.info